14년 11월의 마지막 토요일
어제와는 확연히 다르게 시작된 아침이다.
하루종일 빗방울이 후두둑 소리를 내며 떨어졌는데..
오늘 아침은 자욱한 안개에 휩쌓여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니
서서히 안개가 물러나며 붉은 태양이 기지개를 켜듯 기운을 차린다.
어제 하룻동안 시원하게 목욕을 한 탓인지..
나무들이 정갈하고 깨끗해진 모습이다.
홀로 덩그러니 앉아 있는 사무실안.
부드러운 곡을 틀어놓고 따스한 커피한잔 내려 가득히 타서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본다.
그져 감사한 마음..
더이상 바라는것 없는 편안한 마음이 거기 있다.
요즘은 내 생각을 제어하기 위해 기도를 하고 기도를 한다.
나도 모르게 늘상 습관처럼 차오르던 수 많은 생각들..
아무생각없이 있다가도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흠짓하면서 답답하고 안타까울때가 너무 많다.
도대체 왜 이런 생각들이.. 이런 감정들이 떠오르는 것이냐고..
왜 그렇냐고..
그래서 더이상 생각이란 것들이 내 머릿속에서 떠오르지 않도록..
내 탐심이 거기에 넘어지지 않도록 기도를 한다.
생각이 없으면 편안할 수 있는데..
생각이 많으면 번민이 앞서서 더 괴롭고 힘이 든것 같다.
짜 맞춤식으로 무엇이든지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어 당겨놓고는
그 외것들은 서운한것.. 부담스러운것..아쉬운것..등등..
건전한 사고와 건전한 생각과 건전한 감정은 좋은 것이지만..
그외것들은 불필요한 요소처럼 다 태워 없어졌으면 좋겠다.
어찌보면 그래서 지금이 편안하고 좋은건지도 모른다.
문득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에게 끌려가다가도 버뜻 정신이 들면서
이게 뭐야~ 하면서 이 생각들을 제어하기 위해 기도를 하기에..
그러면 편안해 진다.
그래서 좋다.
차 한잔의 여유가 좋고...
차분한 음악이 좋고..
고요한 이 향기가 그냥 좋다.
이제 들녘은 밑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만간 저 산들도 속내를 들어 내겠지..
어찌보면 그렇게 비우면서 나를 들어낼때 더 편안할 수 있는가 보다.
빽빽한 숲은 답답한데..
여유가 있는 숲은 마음이 편안하며 쉽게 다가갈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