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햇살이 풍성하게 떠오르는 아침이다.
방안에서 맞이하는 아침 햇살은 참 따스하고 기분이 좋다.
깊숙히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온 집안 구석 구석 밝히며 누리게 된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참 편안하다.
평소 꾸미는것도 없지만 그냥 가볍고 설렁설렁하게....
감지 않은머리 지끈 묶어서 꽁지머리 만들어 놓고는
아직 눈꼽도 떼지 않았는데...
뜨거운 커피한잔 타서는 이렇게 컴 앞에 앉아 본다.
계획대로라면..
어제오후든지 오늘 아침 일찍...
나 홀로 여행을 떠났을텐데...
어제는 날이 너무 추워서 그냥 움직이기 귀찮았고..
오늘아침은...
어젯밤 랑이한테 나홀로 여행다녀오려고 했다고 하니..
자기는 안데려가느냐고...
자기한테 벌주려고 그러는 거냐고 물어서 베시시~ 웃음이 나왔다.
본인도 자신의 잘못된 점을 알고 있는데..
그게 컨트롤이 잘 안되나 보다.
워낙 풍류를 즐기며 놀기 좋아하고 사람들하고 재미찾아 노는걸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이제는 그냥 이해도 되고... 불쌍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가엾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 도움도 안되고 아무 상관도 없는 것들을 찾아 다니며
시간을 낭비하고 몸을 상하게 하고 자신을 내어주며 소비해야 에너지가 발산 되는줄 아니..
진정한 것의 의미 보다는 그냥 대충 때우며 보내는 시간이 더 좋다고 하니..
그게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상을 주며 자신이 사는 길이라고 하니..
어찌 가엾지 않을수가 있을까.
예전에 나는 그런 그가 참 미웠다.
아니 야속하고 서럽기도 했다.
나는 당신과 만나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데...
당신한테 치이고.. 아이들에게 치이고.. 시댁이란 단어 앞에서 내가 해야 하는일들..
삶의 무게들을 나한테 다 던져 놓고는 나보고 다 하라고 하면서,
정작 문제의 근원인 본인은 나몰라라 하면서 밖으로 돌려고 하고
그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니.. 안에서 다독이며 챙기며 살피며 가꾸며 무던히도
물질하고 참고 또 참으며 끙끙 거려야 했던 나는...
나를 꽁꽁 싸매면서 나를 체찍질 하면서 살아보려고 아둥 거렸고..
살아 보자고 아우성을 쳤으며..
살아 보겠노라고 그 짐 다 짊어지며 랑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몰아놓고는
그가 하는 행위나 그가 보이는 행동이나.. 그가 하는 것들이 모두 마땅치 않았다.
겉모습과 달리 내 속은 여리디 여렸나 보다.
겉은 화려하고 풍성해 보이는데..
속은 작고 유약한 여린 잎처럼 그렇게...
겹겹히 쌓고 쌓고 쌓다보니 빛을 받아 들일수 없었고...
바람을 견딜수 없어 또 덮고 덮으며 숨었나 보다.
상처 받을까봐..
그 상처가 싫어서...
어릴적 집에서 보아왔던 그 모든 일들이 너무도 싫고 싫어서...
어쩌면 내가 더 적극적으로 방어만 했기에 그랬을수도 있다.
내 변명거리를 찾아 가면서...
그게 여자의 일생이요.. 그게 아내된 도리요.. 그게 아이들의 엄마라는 책임으로.
무장해제 하지 않으면 평화가 공존할 수 없다.
서로가 총구를 겨누고 있으며 겉으로 평화를 말한다고 한들...
그게 진정한 평화도 아니요.. 참 휴정도 되지 못하는 것이다.
날 힘들게 한다고 밉던 그가..
날 왜 이렇게 만들었냐고 너 때문이라며 야속하던 그가...
놀지 못하게 한다고 짜증내며 인상쓰던 그가....
이제는 가엾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보이는 허세와 그가 당당하게 놀던 그 모든 것들이..
예전에는 부럽기도 하고.. 시기도 났었다.
그는 하는데 나는 왜 못하고 살지?
그가 하면 나도 할수 있는것 아니야? 하면서도
정작 하지 못하던 나의 소심함도 밉기도 했었으니까.
그러나 체질이란게 있나 보다.
놀기 좋아하는 성향이 있고.. 차분하며 조숙히 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도 있다.
저마다 다를수 있는데..
내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내 범위안에 살지 못한다고..
다른 사람한테는 관대하며 내 것이라고 소유하고 집착하는 것들에게는
엄격하고 여분의 여유가 없었던것 같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멀리서 겉만 보지 말자.
가만히 들여다 보면서 오래 오래 바라보자.
아무리 미운꽃도 오래 보면 볼수록..
눈에 익으면 익을수록..
그 매력이 보이고 그 사랑스러움이 보이며 예뻐보인다.
음의 기운을 양의 기운으로 바꿔보자.
음지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무성하기만 할뿐 건강하게 자라질 못한다.
적당한 양분과 적당한 바람이.. 음을 말리고 알맞은 곳으로 만들어 준다.
그늘진 곳에 빛이 들어와 환하게 들어나듯이...
습하고 갇혀있던 그곳에 환하고 따스한 빛이 들어와 추위가 사라지고 포금함이 자리하길.
미운 시선이 아닌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찬찬히 자세히 보자.
그 마음이 보임을 알 수 있다.
외면하지 말자.
거짓이라고 내 스스로 단정하며 덮으려고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