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전쟁
난 아직도 김치를 담글줄 모른다.
밑반찬은 그래도 해 보겠는데...
김치만큼은 나에게 정말 어렵고 잘 안되는 음식중에 한가지.
그러다보니 랑이도 김치는 사먹어도 된
담그려고 애쓰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늘상 이웃사촌들이 챙겨주고..
지인들이 챙겨주고..
회사 식당에서 김장을 하면 두통씩 챙겨주시고..
친정엄마는 늘 넉넉하게 준비하시며
언제고 필요할때 가져가 먹으라며 대기하고 계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치를 그닥 많이 먹지 않는 우리집.
묵은지로 김치찌개 끓여 먹는것 좋아하고
두부김치랑 볶음밥.
라면 끓이고 김치수제비. 비빔국수할때
외에는 많이 먹지를 않는다.
김치는 할줄 모르지만
힘쓰는 일은 할줄 아니
뒤집고 씻고 하는것은 나의 몫~
그렇게 2남 4녀 시누이들이랑 모여서
해마다 김장을 하곤 했다.
작년에는 내가 일이 있어서 늦게 내려가는 바람에
다 끝나고 김치통에 몇개 채워오기만 했더니
이번엔 큰 시누이가 빠지는 사람 없이~
늦는 사람 없이~ 다 모여서 하자고해
서로 비는 시간을 이야기 하다
시어머님께서 요즘 몸이 더 안좋으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머님이 몸이 불편하셔도 우리가 내려가 김장을 한다고 하면
준비하는 과정이 고단하니
그런 수고 없이 올해는 각자 알아서 김장 하자고 하며
말씀 드렸더니 서운 하셨나 보다.
한번도 빠짐없이 친정일에 늘 몸을 아끼지 않는
여주 둘째 시누이네 전화통이 불나고..
막내 동서가 불호령을 맞고..
전쟁 같은 전쟁을 치룬것 같다.
왜~ 이렇게 답답하기만 한건지.
언성을 높이시며 서운한 마음을 토로하시는 시부모님께
랑이도 전화를 드려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전하는데도
도통 듣지 않으시더라고.
셋째 시누..
막내 시누~ 까지 전화를 드리며
막내 시누한테 전화가 왔다.
언니~
요점정리 해보니까
1. 톡방에서 엄마가 아프다는 것 알았으면
누구 하나라도 전화해서 엄마~ 얼마나 아프신거예요?
하고 물어라도 봐야 했는데 한명도 없었고..
2. 지들끼리 각자 알아서 하더라도
엄마 김장 하실때는 내려가서 도와드릴께요~ 라고 해야 했는데
그말을 안해서 서운하신거라고.
에휴~
늘상 아프다고 하시어서 다들 마음에 담으며
그래도 힘드시게 안하려고 6남매 모두
노력하고 있는거 아시면서..
부모님은 부모님 권한을 빼앗긴것 같아서 서운 하셨던건지..
왜 형제들이 다 모일수 있는 시간을
빼앗느냐고 뭐라고 하셨다고 한다.
좀전에 큰 시누이한테 전화가 왔다.
최종적으로 시골에 전화를 드려서 이야기 할거라고.
해마다 겨울이 다가오면 김장 때문에
다들 필요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무게 같은 시간.
시부모님 서운하신 마음이
빨리 가라 앉으시길 바라는 마음
종이비행기에 접어서 날려 보내 본다.
멀리~
멀리~ 날아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