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색되어버린 숲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요란스럽던 여름날의 혈기왕성함에서 벗어나
이제는 차분하게 떠나보내는 연습을하듯
가지고 있던 것들을 내어준다.
그렇게 내것을 아낌없이...
산다람쥐 겨우내 먹을 양식을 구하러 다니고
월동준비하는 자연의 산물들은 또 깊은 곳으로
저마다의 안식처로 들어가 몸에서 기운을 빼내겠지.
푸르던 잎들이 누우런 빛으로 변해버리고
풍성하던 들녘의 풍경도 휑한 바람부는 허당이 되어서
내년봄을 위한 쉼을 허락한다.
내 마음의 욕심도 그렇게 비워지기를..
몸부림의 마지막 잎새처럼 끝까지 놓지 않는 미련이 아닌...
놓아줌으로 내가 편안해지는...
비워짐으로 내가 가벼워지는...
퇴색한 가을빛 담은 잎새안에서 나를 발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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