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아빠 용서해 주세요

니엘s 2014. 10. 29. 12:56

 

 

새벽을 밝히는 시간에는 무릎담요가 없으면 쎄~ 하니 추운데..

아침햇살이 차올라 동산 가득히 빛춰주는 시간에는

너무도 포근하고 기분이 감미로워진다.

어제 오후 안집사와 다시 한번 이목사님을 찾아 갔다.

이번 금식 기도를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과..

안집사님의 문제들.

반가이 맞이해 주시며 힘차게 소리쳐 찬양을 부르고..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시간...

생각지도 못한 친정아빠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음을 발견했다.

아빠와의 문제로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인생에 문제가 될 거란 생각은..

정말이지 단 한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근데... 어릴적부터 나도 모르게 뿌리 깊게 박힌 원망과 미움..

남자에 대한.. 아빠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고인이 되신지 3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게 나에게 쇠사실이 되어서 이렇게 지금껏 그 문제가 나를 잡고 있는줄은..알지 못했다.

아버지를 부르는 순간부터 주루룩~~ 흐르던 눈물들.

모든것 다 토해내며 아버지에 대한 모든것을 쏟아붓고 용서하라고 하신다.

내가 문제였는데...

어릴적 기억이 전혀 없는 나이기에..

뜨문 뜨문 하나씩 기억나는 기억밖에는 생각 나는게 없기에..

이상하다 했는데..

거기에서 부터 시작된 기억의 끈때문에 지금껏...

그렇게 내 스스로 문을 닫고 자물쇠를 채워 놓았나 보다.

아빠의 외로움과 아빠의 수고와 아빠의 힘드심.

아빠의 무거운 짐과 감당해야만 했던 수많은 시간과 선택을..

아빠는 오로지 혼자서 감당하셔야 했고..

누구한테 털어놓으실 상황도 아니셨다.

늘 집안에서는 과묵한 목석과 같으셨던 아버지.

당신이 집에서 기댈수 없는 상황이셨기에 그러실수 밖에 없으셨을 텐데..

그걸 이해하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번쯤 헤아리며

아빠의 삶을.. 아빠의 인생의.. 아빠의 마음을 돌아보아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가식적인 입술 고백으로 보내 드렸던게 나의 마음과

아빠의 마음에 아픔이었나 보다.

아버지...

늘 아버지 때문이라고 했어요.

아버지 때문에 내가 이럴수 밖에 없었다고..

난 이기적인 남자들이 정말 싫다고..

그래서 남자들을 가벼이 여길수 밖에 없었고..

남편또한 내 안에서 갇어 놓으려고 했었나 봐요.

그건 누구 때문이 아닌데..

내가 스스로 닫아 놓고 쳐 놓은 그물망에 내가 홀로 빠져서 허우적 거리며..

주변 식구들을 불러 들이고 올가매 버리며 그렇게 아프게 했던 것이 였네요.

아버지..

정말 제가 잘 못 했어요.

아빠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진심으로 사랑하지도 감사하지도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냥 당연한걸로 여기고 받으면서 살아 왔어요.

아니 지금까지도 그렇게 살고 있었어요.

그래서 미진이나 영주에게도 어쩌면..

내가 받지 못한 그 사랑이란걸 주지 못했나 봐요.

내 상처가 두드러 지니까..

내가 그랬듯..

너희들 또한 네 스스로 알아서 겪으며 알아서 살아가라고..

그게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 절망이며 고통인줄 알면서도..

내가 살아 왔으니까 너희들도 살 수 있을 거라고 은연중에 앞 세우고 있었나 봐요.

아버지...

용서해 주세요.

제가 아버지를 용서하는게 아니고..

아버지께서 저를 용서해 주세요.

철없었던 당신의 맏딸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제가 정말 정말 잘 못 했습니다.

한평생 수고하시느라 손가락 지문이 다 닿아 없어질 정도로 수고하신

그 헌신과 무거운 짐의 노곤하셨던 손을..

따스하게 잡아 보지도 못했고..

진정 감사드립니다 입술로 고백해 보지도 못했네요.

아버지.. 마음다해 사랑합니다 한마디 전해 보지 못했어요.

노란 해바라기가 하늘 향해 고개를 들며 방긋 웃듯이..

아버지...

그곳에서 아버지의 입가에 해 맑은 해바라기 미소가 지어지길 바랍니다.

육신의 체온으로는 만질수 없지만..

이 가슴 먹먹함으로는 전할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아버지...

부디 절 용서하시고 평안 하세요.

아버지 정말 사랑합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어요.

아버지의 그 사랑으로 지금껏 제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랄수 있었어요.

아버지.. 평안하세요 부디.

나의 어리석음이 가져온 오늘날의 여러가지 문제들.

나의 잘못된 생각과 판단과 계획으로 내가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던 어리석음들이..

오늘날 낱낱이 들어나면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특히나 아버지에게 그런 말 못할 절망과 아픔이 계셨을 줄이야..

내 가슴에 이런 단단한 바위가 자리하고 있었을 줄이야..

주여~!!

토해내며 쓴뿌리까지 모두 쏟아내며 뽑아 주시옵소서.

저의 잘못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식구들이 절망을 맛보며 지내와야 했던지요.

사랑을 사랑이라 말하지 못하며 살아와야 했던지요..

부디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정말 무지함에서 비롯된 잘못이었습니다..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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