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불편한 진실

니엘s 2011. 10. 22. 11:48

 

 

하얀달이 차오른 아침 창문의 기억을 두눈에 담으며

출근하는 길은 참 아름다웠다.

양가에 가득히 물든 단풍잎들의 향기와

형용색색 가을바람에 춤추는 춤사위는...

새벽녘 영주의 도깨비 전화에 대한 보상을 해 주는듯 했다.

영주에게 나는...

영주 친구들에게 나는...

그런 존재였을까?

마음이 약해서 사정하면 다 들어주고 눈감아주는

자기들 편의에 의한 존재로 각인된것일까?

영주 친구들 부모님도 다 계시고..

다들 움직일수 있는데 항상 영주는 나한테만 전화를한다.

항상 내가 움직여야하고 내가 뒤처리를 해줘야한다.

오늘 새벽4시30분부터 걸려온 전화.

"친구생일이라 술마셨는데 친구들이 집에 갈수 없다고

나보고 나와서 친구들 집에 바래다 달라고."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요즘 계속 수업시간 빼먹고 놀다가 들어가곤 하는것 같은데..

왜 그렇게 친구들한테 푹 빠져서 저러는 것일까?

아침 인터넷뉴스를 보다가 이런 글을 읽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남편모습속에서..

내모습속에서 찾은걸까?

생각해보면 뻔한 답이지만 누구라도 내 행동은이란 말로 정화시키려고 하겠지.

결국 아침에 들어온 영주한테 남편은 한마디한다.

"앞으로 엄마한테 그런부탁하지도 말고 힘들게하지 말라고.

다시는 친구들 그런일로.. 늦은 시간의 전화는 안 받겠다고."

엉~! 한마디하고는 푹 쓰러져 잠들어버리는 녀석.

그래도 집이라고 들어올수 있는 곳이 있는 너는 행복한 아이야.

영주는 아빠랑 소통하면서 대화하고 이해받으며 사랑받기를 원하는데..

남편은 아직도 그런것은 생각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고 있다.

그런거보면 영주 마음도 이해는 가는데..

너무도 극과극에서 지내는 두사람 사이에서 내가 정말 피곤하다.

불편한 진실.. 요즘 개그프로그램 제목이 생각난다.

그래... 불편한 진실. 그건거 같다.

속 끓여봤자 나만손해고 웃으면서 이마음을 열어놓아야지.

빛잃은달이 빛을 입고 환하게 웃는 시간은 곧 시작이니까..

영주와 아빠의 관계도..

우리의 관계도 그렇게 이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웃을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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