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미안해~ 그리고 사랑한다

니엘s 2019. 6. 20. 11:03



폭풍같은 시간이 좀 잠잠해 졌다.

힘들고 지치는 일들은

한꺼번에 몰려오는것 같고.


신축공사현장 환경 허가건으로

3개월을 맘고생하며 까먹고..

아들래미 사후충기 시간인지..

자꾸만 아빠와의 관계가 틀어지고

서로의 감정을 보지 못하며

독불장군처럼 굴면서 기싸움을 하듯이 한다.

덕분에 중간에서 늘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좌우 조절을 해야 하는 나는 거의 실신할것 같았고..

입찰문제로 신경이 날카로워질대로

날카롭던 시간도 이제는 흘러갔다.


결국 고름은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고..

아들래미의 사후충기 기간이

복병처럼 크게 한건 터트리며

어젯밤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직도 철부지같은 어린아이 아들래미.

키가 아빠 만하고..

몸무게가 아빠보다 많이 나가기에

키와 몸무게만큼 생각도 자라고..

더 클줄 알았는데...

아기적 모습에서 자라지 않았네.


힘든시간 보내며 밤낮으로 일하느라

돌보지 못하고 딸래미에게 부탁했던것이

아들래미에게는 상처였고 아픔이였나 보다.

그때의 서운함을 이야기하며

관심이 필요했고..

애정이 필요했다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며

잠못자면서 일했던 시간이

딸래미나 아들래미한테는 상처였다는걸

어제서야 알았다.


부모이기에..

자식들에게 좀더 좋은것 주기위해..

좀더 나은 환경 만들기위해..

수고하고 애썼다는것은 핑계가 되었다.

그래..

미안해.

그때는 엄마 아빠가 너무 가진게 없어서..

먹고 살려고 노력이란 두글자로

그렇게 밖에 살수가 없었어.

알아~!

그래서 엄마.아빠 존경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고마워하며 감사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시절 그 외로움과 애정을 충족시켜주지 못해서

많이 서운하고 아팠다고 한다.


내 잘못이지.

더 신경쓰고 아이들을 챙겼어야 하는데..

나도 지치고 힘들기에..

그렇게까지 세심하게 감싸주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누나로써 엄마 노릇을 해야 했던

딸래미는 딸래미대로 따로와주지 않는

동생과의 관계에서 힘들고 상처를 받았고..

누나의 손길이 아닌 엄마의 손길을 원했던

아들래미는 그러지 못함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을 겪는것 같다.


일단 수박 겉핧기식이라도..

아들래미 마음을 열었고..

그속에 든 상처의 일부분을 끄집어내면서

입을 열게 했고...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엄마 아빠의

상황과 마음을 이야기 했더니

어느정도 수긍하며 받아 들이는것 같다.


깊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지만..

언제 복병처럼 또 들고 일어나

비수를 꽂듯 대못을 꽂을지 모르지만..

내가 감당하며 헤쳐나가야 하는 몫이 되어야 겠지.

딸래미의 마음과..

아들래미 마음의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기를 늘 기도 하고 있다.


분을 내어도 하루를 넘기지 말라는 말씀처럼..

오늘도 조용히 커피한잔 마셔보며

내 마음을 내려놓아 본다.

가야할길이 아직도 멀기에..

마냥 주저앉아 있을수만은 없다.


활짝 웃는 날은...

지금 시작 될테니까.

힘을 내어본다.

이렇게 마음을 열어주는 시간으로

선한 방향으로..

인도되어지는 모든 순간에 감사하며..

이후로의 모든 시간도 삶의 무게도

내가 감당하는게 아닌

그분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에 따라가며

내모든것 다 아시며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이끄시는

그 은혜에 감사하며 나가본다.

그 모든것 다 감사합니다.

혼자라고 외로워 안한다.

기댈 나무기둥은 늘 내 곁에서

나와 함께 하고 있으니까.

미안해~!

그리고 아주 많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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