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그렇게 후회한들...

니엘s 2011. 4. 23. 09:20

 

 

요즘 유행하는 개그콘서트 코너에서 나오는말

정말 기가막히고 코가막힌다 그죠?란 말이

어제의 내 심정을 대변해 주는것 같다.

출근하자마자 학교 학생과에서 걸려온 전화.

목요일부터 왠지모를 불안감이 엄습하더니..

역시나 일은 터졌고 우리 아들은 아무런 말도 없이

속편히 자기 하고 싶은데로 하고 있었다.

깜짝놀란마음 랑이랑 부랴부랴 아들래미 찾아 학생과에 가니

함께 어울리는 친구녀석도 벌써 앉아서 조서를 받고 있었다.

목요일밤 친구몇명이서 잘못한 일.

일이 이렇게 커질줄 몰랐던 녀석들도 적잔히 당황했을터이고

우리 학교만 걸린 문제가 아닌 3개학교가 걸린 문제라

사태가 더욱 심각해져갔다.

경찰서 진술까지 이야기가 오가던 시간.

다행히 피해자 부모님께서 마지막에 마음을 돌이키셔서

큰 사태는 면했지만 학교에서 징계는 면할수가 없다.

교육청에까지 보고가 되었다고 하니..

조금만 빨리 알았어도 이런 사태는 면했을텐데.

늦은감은 있지만 그래도 다행이고..

피해자 학생도 천만다행이란 마음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구슬구슬 비가오던 날..

내 마음이 울듯 그렇게 하염없이 내리던 빗줄기.

그동안 씻기지 못한 온갖 더러움들 씻겨내려가듯..

그동안 제대로 물받지못해 메마르던 대지에 단비가 되듯

이 녀석들의 메마른 마음에 단비가 되길 간절히 바라던 마음.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나오며 아들래미가 그렇게 깍기 싫어하던 머리를

미용실에 가서 짧게 자르고 나니 완전 딴사람이 되었다.

친구들과 놀아야하기에 목욕할 시간이 없던 녀석을

그 늦은밤에 씻기고 나니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개운하게 자르고 씻고 개운한 마음으로 자리에 누운녀석.

앞으로 싸움은 하면 안되겠다고..

학생부장님 말씀 잘들으며 잘해보겠다고 한다.

후회란 말을 쓰는 녀석들의 마음과 생각 입술이..

더이상 괴롭고 힘든 과정으로 치닫지 않기를..

더이상 아파할 일들로 가득채우지 않기를..

한번뿐인 인생 후회하며 방황하지 않기를..

찬란한 햇살이 떠오른 오늘 아침에 간절히 두손모아 본다.

어제의 추위와 아픔을..

어제의 고통과 눈물을..

따스하게 감싸주듯 떠오른 태양의 따스함.

이 따스함이 녀석들 마음에도 훤하게 비춰지길

가슴졸이며 마음졸이는 부모님들 마음에도 온기로 자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게 후회한들 시간은 절대로 되돌릴수가 없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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