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무이파 바람의 위력..

니엘s 2011. 8. 8. 10:15

 

 

참으로 화려한 조건을 가진 기상이변인것 같다.

쑥대밭을 만들듯 퍼 붓던 장대비가 그치고나니

쑥대밭을 만드는 무이파 태풍이 찾아오고 있다.

나뭇가지 허리를 휘어 곤두박질하고 열어놓은 창문은

덜컹 덜컹~ 바람소리 요란스럽다.

여전히 내리는 빗줄기의 굵기고 강해지는 이시간

바람의 방향따라 내마음도 그렇게 흘러간다.

금요일저녁 창동 A/S를 끝내면서 영주랑 시골에 다녀왔다.

전화기 정지시키고 처음으로 전화기에 시달리지 않고 푹~

24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잠을 푹~자고 일어났다.

얼굴에 뽀르지 생기며 피부 더럽다고 투덜거리더니

잠을 푹~자면서 컨디션 회복하고 나니 얼굴에 나 있던 여드름이 들어갔다.

피곤함에서 찾아오는 피곤의 흔적인것 같다.

새벽에 바다에 나가서 삼촌이랑 고모부들이 직접 낚시해잡은

광어랑 우럭 회를 떠서 마음껏 먹고 쉬다보니 하루가 금방.

몇일전에 보령시립노인전문병원으로 옮기신 아빠를 뵈러 다녀왔다.

깨끗하고 정갈한 건물에 산속 오지의 청량한 기운

넓은 창옆으로 아빠 침대가 배치되었고

답답한것을 싫어하시는 아빠는 한결 편안해 보였다.

수시로 뽑아대던 가래도 어느정도 그 빈도수가 줄었고

살은 더 빠져 앙상한 모습이지만, 눈뜰 기력도 없어서

계속 감고 계시지만 중환자실의 답답함보다는 훤한 풍경에..

그래도 하나뿐인 외손자 알아보시고 큰 사위 반가워 손을 내미시며

여전히 내 사랑을 아시는 아빠의 모습에 마음도 한결 가벼웠다.

주위에서는 아빠의 염려와 걱정으로 이런 저런 말들이 많은것을 안다.

이렇게 하면 좋겠다.. 저렇게 하면 좋겠다..

여러가지 맘 써주시는것은 감사하지만 그로인해 우왕좌왕하는

엄마의 모습과 아빠의 빈자리를 몸소 체험하시며

힘들어하시는 엄마의 모습은 더 마음이 아프다.

모두들 걱정해주시는 마음이니까 그 마음 받고자 하는 엄마 마음은 알겠는데

그로인해 우리들의 맘고생도 갈팡질팡 어렵기는 매 한가지인것 같다.

새로운 계절이 시작된다는 입추가 오늘이다.

두 계절이 지나고 이제 세번째 계절이 찾아왔다.

가을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풍성함처럼..

이 마음도 그렇게 여물기를 바라며 아빠의 병환도 빨리 회복되시고

엄마의 일상도 안정을 되찾으며 평안하셨으면 좋겠다.

강하게 몰려오는 태풍소식에 모두들 안전한 일상이 되길 바라며

다도해의 쑥대밭이 마음에 걸린다.

인명피해라도 없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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