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밤새 봄비가 내리고 지나가며
이 아침엔 가랑비가 살짜기 창문을 두드린다.
가뭄에 목말라하고 산과 들. 논과 밭에 얼마나 단비가 되었을까?
갈한 농부의 마음에도 단비가 되었겠지?
내 영혼의 가뭄에 흠뻑 내리는 생명의 단비.
내 그릇이 얼마나 작고 볼품없는 모양이었던지.
하나의 질문과 하나의 선택에서도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얼마나 많이 갈등하며 얼마나 많이 망설이고 있었는지
내 자신의 연약하고 고집스런 교만을 마주해 보았다.
조금씩 조금씩 점심으로 차 오르며 햇살이 미소 짓고 있다.
하루종일 비만 내리면 추적거릴수 있는데..
이렇게 햇살도 비춰주면 논과 밭은 더욱 단단해질테이고
쓸모있는 토양으로 변화가 생기겠지.
내 인생의 변화.
내 인격과 삶의 변화.
내 그릇의 가치와 모양.
내 인생의 봄날은..
내 인생의 질그릇은..
하나님의 손길과 손길로 알맞은 크기가 되어가고 있다.
온갖것들 다 담겨져 있던 내용물을 꺼내서
이제는 분류작업을 해 본다.
담을것..
버릴것..
확실한 구분을 짖고
아닌것은 아니라고 당당히 말하는 용기를...
나의 잘못은 당당히 시인하고 인정하는 용기를...
내것이라고 고집하는 욕심을 버리며
이 세상에 진정한 내것이 없음을 받아들이며
어느것이고 깨지고 금이가고 쪼개질수 있음을 생각하며
주어진 시간에 가치있게
사용되길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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