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마지막을 보내는 날 아침.
돌아보아야 할것과 털어내야 할 목록들을 정리해 본다.
어젯밤 카카오스토리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나에게 친구란...
친구들에게 나란..
어떤 의미가 되고 어떤 의미가 될지..
남편과 다르게 나는 결혼과 동시에 20년이란 시간을
오로지 집밖에 몰랐고 집안에서만 생활했고 집에서만 보냈다.
결혼하고나면 안정적인 삶을 살며 위안을 얻을줄 알았는데..
결혼전과는 전혀다른 삶의 문제들을 만나고 겪어가면서
하루 하루 헤쳐나가고 지켜나가야 하는게 나에겐 버거운 무게였고
지치다보니 다른것은 꿈도 꾸지 못했고 생각도 못했었다.
발랄하던 성격은 어느순간 침울해졌고
웃음기 가득하던 목소리엔 서운함이 담겨졌고
장난스런 표정엔 그늘이 지곤 했다.
먹고 살기 힘들때는 사는게 버거워서..
먹고 살만 할때는 먹고 살만 하기에..
늘 조바심과 염려로 그렇게 나를 내버리며 좀더 내가 열심히 살자,
내자아를 버리며 걸래처럼 쓰이고 걸래처럼 살자 했던것 같다.
온갖 더러움 다 닦아내고 빛나게 하는게 걸래니까.
그러다 보니 자연히 친구들과의 전화에도 반가운 마음만 주고 받을뿐
만남이나 교류는 없어지고 잊혀질만 할때의 안부전화 한통이 고작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친구들과의 마음에 끈끈한 정과 우정이 존재하는것을 보면..
배려하고 이해하고 보듬어주며 멀리 있으나 가까이 있으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존중해주고 잘 되길 기도하며 축복하는 우정으로
지낼수 있는것을 보면 정말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다.
나 또한 친구를 생각할때 행복한 미소를 지을수 있는 벗이 있고
그또한 나를 생각할때 웃을수 있는 벗이란 존재가 된다는 사실이 참 고맙다.
내벗은 인정하면서 남편벗은 인정 못하는 마음을 버리자.
내가 만나는 사람은 다 좋은 사람인데
왜 남편이 만나고 남편과 친구가 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렇게...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란 생각으로 인정을 못하게 되는건지.
세상락을 쫒도록 불러내는 친구들을 경계해야 했고..
세상락을 찾아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남편을 말려야 했기에
늘 그런문제들 때문에 갈등의 원인이되고 방황하는 이유가 되었다.
인정하고 기도하자.
기도는 그 무엇보다 강력한 힘이 있고 지키고 보호해 주신다.
선하고 바른길로 인도해 주신다.
친구란 내가 선택한 가족이란 말처럼 그들을 위해 기도할줄 알아야 한다.
내 가족이 맘에 안든다고 다 외면하고 불평하며 살수 없듯이
나와 인연이 된 친구들을..
남편과 인연이된 친구들을..
아이들과 인연이 된 친구들을..
또 다른 가족이란 생각으로..
친정과 시댁이란 개념처럼 받아들이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자.
친구란 느낌이 아닌 나의 거울과 같은 사람이다.
내 인격과 맞는 사람들이 내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기에
친구란.. 나의 거울과 같은 사람들이 만나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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