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절망가운데서 나눴던 약속

니엘s 2019. 8. 16. 10:28



이제는 서서히 산들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잠자는듯 고요하던 숲의 나뭇가지들이

조용조용 밀려오는 미풍에

한들한들 춤사위를 시작하듯 흔들리고 있다.

꼭 민찬이가 음악소리에 고개를 까닥 하는 모습처럼..


그렇게 주구장창~~

장맛비가 지나간 자리에

어쩜 이리도 추적추적 비가 내렸던 건지.

메마른 대지의 갈증이 심해서 인지

참말로 기분 다운업 시키는 여름비였다.


그렇게 8월도 중반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여름이면 시아버님 생신부터

한달차이 시어머님 생신.

친정아버지 기일.

딸래미 생일.

랑이 생일.

그리고 추석명절.

휴~!


더구나 이번엔

둘째 시누에 이어서

큰시누 이사가 있어서

주문 제품 제작해 무더운 날

늦은밤까지 설치해주면서 이삿짐 정리를 도와주고

아들래미는 감기 몸살로 눕고 말았다. ㅎ

그런데다 친정 막내동생이

이번에는 교습소를 운영하고 싶다며

교습소 내부 인테리어를 부탁한다.

언니~ 잘 해볼테니까 좀 해줘.


늘상 일들은...

바쁠때 더욱 빛을 발하듯 어쩜 그리도...

정신없을때 몰리는 건지.

잘 살아보겠다고 부탁하는건데

안들어 줄수는 없고..

없는 시간을 쪼개려니 늘 맘이 분주하다.


갑자기 한창 어려울때 생각이 난다.

랑이의 좌절을 직접 목격하면서

암담했던 그 시간.

친정 부모님의 도움으로 겨우 일어설수 있었지만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시부모님의 비수 같았던 그말.


어찌보면 그 말씀이 자극제가 되어서

더욱 힘써서 수고 했는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든지 이쪽 저쪽에서

장남이고 장녀다 보니...

어깨에 지는 짐이 무거운건 사실이니까.

우리가 못 살면

동생들이나 누나도 다 힘들어지는거니..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수 있는

우리가 되자고 그렇게 다짐하면서.


실패를 밑거름 삼아서

지금껏 열심히 살고 있다.

좌절을 발판 삼아서

노력이라는 글자로 더욱 애를 쓰고 있다.

그렇게..

청춘의 한페이지를 넘기고

중년이라는 자리에 앉은 지금.

힘써서 마무리 해나가는 과정인듯 하다.

중년에서 노년으로 걸어가는 길.

부끄럽지 않은 여정길을 걸어가야 겠지.


오늘도 그 절망가운데서 나눴던

약속의 의미를 잊지 않고 있음이

다시금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게..

바쁘고 고단할수록..

더욱 차분하게 살피면서 나눌수 있는

마음으로..

이 하루도 걸어가 보자.

감사함으로 나아가는 길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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